황금 낙하산(Golden Parachute)이란?
기업 인수 합병 관련 기사에서 보게 되는 용어 몇 가지에 대해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황금 낙하산의 정의와 목적, 비판
먼저 황금 낙하산(Golden Parachute)은 인수·합병(M&A) 등의 이유로 기업의 경영권이 변경될 경우, 최고 경영진이나 임원들에게 제공하는 고액의 퇴직금, 주식 매입 옵션, 연금 혜택 등의 금전적 보상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경영진이 기업 인수나 합병 과정에서 직책이나 직위를 잃게 되더라도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도록 설계하여 인수 합병 조항에 삽입하는 것입니다. 또한 경영진에 대한 높은 보상으로 인해 인수 비용이 상승하게 만들어 적대적 인수자가 기업을 사들이는 것을 억제하는 경영권 방어 전략으로 사용 되기도 합니다.
황금 낙하산 조항은 인수·합병 시 경영진이 자신의 직위나 이해관계를 과도하게 방어하지 않고 원활하게 소유권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었거나 경영 실패의 책임이 있는 경우에도 커다란 보상이 지급되면 주주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로 투자자와 주주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유사한 개념으로는 은빛 낙하산(Silver Parachute)이 있는데, 보상의 대상이 최고 경영진이 아닌 일반 임원진이나 고위직 관리자까지 더 넓은 범위에 적용됩니다.
황금 낙하산 적용 사례
글로벌 기업에서 황금 낙하산 조항이 적용 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 Time Warner와 AOL의 합병
- 사례: 2000년대 초, Time Warner가 AOL과의 합병을 진행할 때, Time Warner의 경영진들이 황금 낙하산 조항을 통해 거액의 보상을 보장받았습니다. 특히 CEO였던 제럴드 레빈(Gerald Levin)은 합병 이후 직위를 잃더라도 막대한 퇴직금과 보너스를 수령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결과 및 비판: 이 합병은 후에 "실패한 거래"로 비판받았고, 회사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여전히 보상을 받게 되면서 주주들의 큰 반발을 샀습니다.
2. Yahoo의 CEO 마리사 메이어 (Marissa Mayer)
- 사례: Yahoo가 Verizon에 인수되었을 때, 당시 CEO였던 마리사 메이어는 황금 낙하산 조항에 따라 주식 옵션, 보너스, 퇴직금 등이 포함 된 약 2억 3천만 달러 규모의 보상을 받았습니다.
- 논란: Yahoo의 경영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CEO인 마리사 메이어가 거액의 보상을 받았다는 점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3. Merrill Lynch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Bank of America)
- 사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Merrill Lynch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인수되면서, CEO였던 존 세인(John Thain)은 황금 낙하산 조항으로 수백만 달러 상당의 보상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 비판: 금융 위기의 여파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세인의 보상은 큰 사회적 비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4. HomeStreet Inc.와 FirstSun Capital Bancorp의 합병
- 사례: 2024년 사례로 찾아본 것인데, 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HomeStreet의 경영진이 거액의 보상 패키지를 수령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HomeStreet의 CEO인 마크 메이슨은 약 500만 달러의 보상을 받게 되며, CFO 존 미셸과 상업용 부동산 담당 윌리엄 엔드레센 역시 각각 수백만 달러의 보상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 비판: HomeStreet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었고, 주가도 하락한 상황에서 책임있는 경영진에게 대규모 보상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비판이 있었고, Blue Lion Capital 등 일부 투자자들이 강력히 비판을 했습니다.
한국 기업에서는 코스닥 상장사 웰크론이 지난 2021년 주주총회를 통해 이영규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5명을 해임하려면 최대 3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도록 아래와 같이 정관을 수정했다고 합니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의해 사내이사가 임기 중 해임될 경우, 회장과 대표이사에게는 100억원을, 등기이사에게는 50억원을 퇴직금 외에 퇴직보상액으로 지급한다”
진단키트 제조사인 마이크로디지탈은 이사가 임기 중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해임될 경우 대표이사는 100억원, 이사에게는 5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정관을 바꾸었습니다.
황금 낙하산 조항이 주주 권리 침해나 경영권 전환을 통한 구조조정을 어렵게 할 소지가 있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